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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등꽃축제 200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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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성예총 댓글 0건 조회 2,102회 작성일 : 15-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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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등꽃축제
좋은 사람들과 정도 나누고 추억도 나누고
"만개한 등꽃을 혼자보기 아까워 함께 보려고 소박한 등꽃축제를 열게 됐습니다."
등꽃마당의 주인 이형우씨는 말한다.
 
지난 14일 팔탄면 기천리 야외 모임에 초청되어 아들과 함께 찾아간 곳. 밖에서 보기에는 허름하기 짝이 없는 평범한 곳이었다. 돌로 담을 쳐놓은 집마당으로 들어가니 짧은 탄성과 함께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하늘 위로 가득히 피어 있는 등꽃, 여름에 뙤약볕을 피해 그늘로 많이 심는 등꽃, 꽃을 보니 옛날 학창시절 등나무 아래서 시집을 읽으며 가슴설레던 기억도 잠시 스처지나 갔다.이런 꽃을 키어온 집주인에게 인사를 하며 등꽃에 취해 사진과 향을 맡아본다.
 
집 주인인 이형우씨가 나무로 지하대장군과 천하대장군 등을 만드는 목각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이라 그런지, 마당주변에는 온통 나무로 만든 작품들이 줄줄이 서 있고 집을 받치고 있는 기둥도 역시 대장군들로 서 있었다.
 
집주인이 직접 만든 나무 상에 안주인이 차린 푸짐한 상에는 웰빙 야채들, 포도와 방울토마토, 약초, 마늘을 넣고 끓인 된장국. 끓는 물에 푹 삶은 돼지 수육, 전라도 목포에서 삭히지도 않고 보내온 홍어를 안주인이 직접 삭혀 만들어 입에 넣으면 코를 찡하게 하는 암모니아수의 냄새가 나는 홍어, 거기에 새콤하게 익은 김치, 홍어 한 처럼에 돼지수육과 김치를 얹고, 포천 막걸리 한 잔을 벌컥 들이마신 그 맛 또한 등꽃축제의 한 부분이었으리라.
 
이날 참석한 40여명의 문학인과 예술인들은 환담을 나누며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음악에 맞춰 끼를 마음껏 뽐내는 시간도 있었으며 기천리로 이사와 2년 되는 중년부인의 가곡은 어느 성악가 못지 않게 빛나는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또한 화가 김승일씨와 시인 이덕규씨가 화음을 맞춰 부른 '향수'는 시골의 진솔함과 참석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표현해 주는 노래이기도 했다.
 
예술인들의 행사답게 긴 나무봉을 이용해 기를 모아, 사람들에게 기를 전달하는 쿵후와 같은 무예의 시범과 축제의 장 건너편에 살고 있는 예술인 이병인·정미라 부부는 '꽃은 아름다워'라는 제목으로 행위예술을 펼쳐 보여 사람들로 하여금 상상의 나래를 걷는 새로운 자리를 갖기도 했다.
 
등꽃축제는 1년에 한 번씩 매년 이어진다. 야외동인회에서는 회원각자가 집으로 초청을 한다. 이를통해 회원들의 정이 이어지고 사람들과의 나눔을 몸소 실천한 회원들이다.
 
등꽃의 꽃말은 환영이라고 한다. 매년 회원들이 서로의 마음으로 환영을 한다며 이웃의 정을 잊어버리고 사는 현실에 좋은 이웃들이 함께 정을 나누며 살아갈 것으로 보여진다.
 
등꽃에 대한 전설이 궁금했다.
 
옛날에 용림 근처 마을에 두 자매가 살았다. 얼굴 예쁘고 마음씨 착한 두 자매는 무럭무럭 자라 어느덧 시집갈 나이가 되었고 언니는 열하홉 살, 동생은 열일곱 살이 되었는데 여기저기서 청혼이 들어왔다. 그러나 두 자매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사실인즉 두 자매가 다 옆집의 늠름하고 잘생긴 청년을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자매는 서로 청년을 사랑한다는 말을 못했다. 그러던 중 청년이 전쟁터에 나가게 되었다. 청년이 떠나는 날, 언니는 장독대 뒤에 숨어서 눈물을 흘렸고, 동생은 돌담 뒤에 숨어서 울었다. 비로소 두 자매는 서로 같은 남자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정한 자매는 서로 사랑을 양보하기로 결심하고 청년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기다리는 사람은 돌아오지 않고, 청년이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자매는 용림의 연못가로 달려가 서로 껴안고 울다가 함께 연못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그 후 연못가에 두 그루의 등나무가 자라기 시작했다.
 
그런데, 전쟁이 끝나자 죽었다던 청년이 훌륭한 화랑이 되어 돌아왔다. 청년은 자기때문에 죽은자매의 이야기를 들었다." 나 때문에 아름다운 자매가 죽었구나. 누가 나를 그대들처럼 사랑해 줄것인가? 나도 그대들을 따라가리다."
 
그리고는 연못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청년이 죽은 후 연못가에 팽나무 한 그루가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팽나무를 감고 두그루의 등나무가 올라가기 시작했다.그리고 봄이 되자 서로 얽혀 화려한 보라색의 꽃을 흐드러지게 피우고 향긋한 향기도 뿜어냈다.
 
그 때부터 마을 사람들은 두 그루의 등나무를 죽은 두 자매, 팽나무를 청년이라고 생각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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