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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기업과 지역 레지던시 협업의 성공 사례 – 사슴사냥 레지던시 프로젝트 (예술경영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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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성예총 댓글 0건 조회 1,504회 작성일 : 15-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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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기업과 지역 레지던시 협업의 성공 사례 – 사슴사냥 레지던시 프로젝트

변화를 감행하는 마을과 기업의 공통점, 예술로 드러낸다

 
이훈희_대안공간 아트포럼리 대표
 
 
 
변화를 감행하는 마을과 기업의 공통점, 예술로 드러낸다
 
 
 
최근 공·사립 기관을 막론하고 다양하고 독특한 형태의 레지던스들이 많이 탄생하고 있지만, ‘예술가들에게 안정적 작업환경 제공’이라는 레지던스 본래 취지는 점점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Weekly@예술경영] 285호는 현 문제 상황 원인 중 하나인 ‘작가-레지던스 매개자 역할의 부재’ 현실을 진단하고, 국내 대표 시각예술 작가들의 레지던스 활용기와, 기업-레지던스 연계의 성공적 사례를 조명한다./[특집] 레지던스와 아티스트 간 매개자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하우투] 국내 레지던시 경험기 - 레지던스, 이렇게 활용하라①/국내 레지던시 경험기 - 레지던스, 이렇게 활용하라②/[이슈]지역레지던스와 기업의 협업 성공사례 -  사슴사냥 레지던시 프로젝트
 
 
2012년 부천 지역에서 첫 시도된 ‘사슴사냥 레지던시 프로젝트’와 ‘삼정동 마을지킴이’를 통해 기업과 지역 레지던시의 만남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얘기해보고자 한다.
 
 
레지던시 사슴사냥1) 프로젝트의 시작
 
1) ‘레지던시 사슴사냥’ 프로젝트명은 사슴 사냥 게임에서 차용한 것이다. 사슴 사냥 게임(Stag Hunt Game)은 장 자크 루소의 이야기를 따서 만들어진 게임으로 ‘안전’과 ‘사회적 협력’ 사이의 갈등 관계를 설명하는 말이다.
 
부천을 기반으로 십수 년째 대안공간을 운영하다 보니 어떤 사업을 기획하더라도 가장 먼저 질문하게 되는 것이 지속 가능한가와 정말로 하고 싶은가이다. 기획 공모를 통해 지원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면 구상할 때의 흥미 진진함이 김빠진 맥주를 처치하기 위해 활용법을 찾아보는 것처럼 책임감으로 마무리하고 있는, 주객이 전도되어버린 현실을 때때로 느껴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은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이기도 한 ‘레지던시 프로젝트 사슴사냥’의 경우가 그러하다.

창작자들에게 일시적으로 물리적인 지원을 하고 그것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레지던시의 생리가 그다지 탐탁지 않게 보였다. 굳이 우리 공간까지 나서서 보탤 것까지 없다고 생각하던 터에 경기문화재단에서 공모하는 레지던시 사업 기획안을 접했다. 사업 진행을 위한 예산의 구성이 공간의 필요와 맞닿아 있었다. 레지던시 사슴사냥은 이렇게 현실적인 이유로 시작하게 되었다.

시작은 필요에 의한 것이지만 이것을 지속하기 위한 동력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다. 대안공간 아트포럼리가 지역의 결핍에 대한 충원의 역할로써 공적 영역에서 논의만 무성하고 실행이 되지 않고 있던 삼정동 소각장의 문화공간으로 재생, 삼정동 마을의 역사 속에서 자라난 도시 권리에 대한 민주주의 문화를 예술로 상승, 추동할 수 있는 진지를 구축할 필요와 욕구가 시점을 찾은 셈이다. 내적 동력에 기인하여 사전에 제안을 한 바 있는 기업의 후원으로 장기적으로 마련된 창작공간이 확보되면서 경기문화재단의 후원이 종료된 후에도 자생적으로 지속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해 가고 있다.

부천의 삼정동은 커다란 길을 사이에 두고 한쪽은 자그마한 공장, 중소기업들이 빼곡하고 그 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많은 수가 외국인들이다. 그리고 길 건너편은 마을 재개발에 찬성과 반대하는 주민들의 입장 차이가 첨예한 주택가가 있다. 이러한 지역의 정책과 경제 논리가 예민하게 작동하는 마을에 거대한 도시의 쓰레기 소각장이 멈춰 서 있다. 얼핏 봐도 삼정동이라는 마을의 지형도는 도시 운영의 가치관과 철학이 그대로 드러나는 특징적인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들여다보면 이 마을에는 소각장 폐지를 이끌어 낼 만큼 지역의 사안에 대한 논의와 움직임의 역사가 있다. 이러한 역사는 획일적인 재개발에 의한 병폐를 막고자 (삼정동 마을 지킴이라 일컬어지는) 주민들 스스로 마을을 꾸미고 가꿔 나가려는 모색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부천을 기반으로 십수 년째 대안공간을 운영하다 보니 어떤 사업을 기획하더라도 가장 먼저 질문하게 되는 것이 지속 가능한가와 정말로 하고 싶은가이다. 기획 공모를 통해 지원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면 구상할 때의 흥미 진진함이 김빠진 맥주를 처치하기 위해 활용법을 찾아보는 것처럼 책임감으로 마무리하고 있는, 주객이 전도되어버린 현실을 때때로 느껴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은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이기도 한 ‘레지던시 프로젝트 사슴사냥’의 경우가 그러하다.

창작자들에게 일시적으로 물리적인 지원을 하고 그것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레지던시의 생리가 그다지 탐탁지 않게 보였다. 굳이 우리 공간까지 나서서 보탤 것까지 없다고 생각하던 터에 경기문화재단에서 공모하는 레지던시 사업 기획안을 접했다. 사업 진행을 위한 예산의 구성이 공간의 필요와 맞닿아 있었다. 레지던시 사슴사냥은 이렇게 현실적인 이유로 시작하게 되었다.

시작은 필요에 의한 것이지만 이것을 지속하기 위한 동력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다. 대안공간 아트포럼리가 지역의 결핍에 대한 충원의 역할로써 공적 영역에서 논의만 무성하고 실행이 되지 않고 있던 삼정동 소각장의 문화공간으로 재생, 삼정동 마을의 역사 속에서 자라난 도시 권리에 대한 민주주의 문화를 예술로 상승, 추동할 수 있는 진지를 구축할 필요와 욕구가 시점을 찾은 셈이다. 내적 동력에 기인하여 사전에 제안을 한 바 있는 기업의 후원으로 장기적으로 마련된 창작공간이 확보되면서 경기문화재단의 후원이 종료된 후에도 자생적으로 지속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해 가고 있다.

부천의 삼정동은 커다란 길을 사이에 두고 한쪽은 자그마한 공장, 중소기업들이 빼곡하고 그 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많은 수가 외국인들이다. 그리고 길 건너편은 마을 재개발에 찬성과 반대하는 주민들의 입장 차이가 첨예한 주택가가 있다. 이러한 지역의 정책과 경제 논리가 예민하게 작동하는 마을에 거대한 도시의 쓰레기 소각장이 멈춰 서 있다. 얼핏 봐도 삼정동이라는 마을의 지형도는 도시 운영의 가치관과 철학이 그대로 드러나는 특징적인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들여다보면 이 마을에는 소각장 폐지를 이끌어 낼 만큼 지역의 사안에 대한 논의와 움직임의 역사가 있다. 이러한 역사는 획일적인 재개발에 의한 병폐를 막고자 (삼정동 마을 지킴이라 일컬어지는) 주민들 스스로 마을을 꾸미고 가꿔 나가려는 모색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2년 레지던시 사슴사냥 오프닝 파티를 위해 차린 제사상 모습
▲ 2012년 레지던시 사슴사냥 오프닝 파티를 위해 차린 제사상 모습
 
레지던시 사슴사냥의 후원을 자처한 ㈜디포그(대표 김창홍. 석천로380번길 61)는 1995년에 창립하여 컴퓨터 서버랙을 제작하다 글로벌한 마케팅 기업브랜드로 발돋움하기 위해 모색하던 중 ‘예술’의 가치에 대한 인식 전환으로 4층 건물 가운데 1층은 사진스튜디오로 4층을 창작공간으로 흔쾌히 내어 주었다. 이 공간들은 작가 개인의 작업실이기도 하지만 ‘브런치 강좌-사진과 현대미술’, ‘커피와 나’, ‘자화상그리기’와 같은 강좌와 기업의 이미지 브랜딩 작업인 카탈로그 제작, 전시, 오픈스튜디오로 기업, 기업 직원과 마을 주민과 소통을 실현하는 매개공간이기도 하다.

여러 문화적 조건들이 원동력이 되어 ‘레지던시 프로젝트 사슴사냥’은 지역 기업과 예술인들의 네트워크 커뮤니티로서 장기적으로 예술가와 기업인, 주민, 외국인 노동자들이 함께 사는 ‘공동체 문화마을 레지던시’를 지향하며 생성, 협력, 커뮤니티아트의 유의미화라는 키워드를 실현시키기 위해 2012년 지역에서 처음 생성되었다.
 
 
캡처.PNG

 ▲ ㈜디포그 4층에 둥지를 틀고 있는 사슴사냥 작가 작업실 모습

예술가들의 경제공동체 실험 '커뮤니티 사슴사냥' 

 
작가들에게 창작공간을 지원해도 막상 작업실에 머무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왜냐하면 작업 재료를 구입하고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작업과는 별개의 ‘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논의 끝에 2013년 말에 작업을 하기 위한 작가들의 부업 활동이 불가피한 것이라면 작가들이 함께 작업과 연관된 일을 벌여 수익을 창출해 보자는 뜻에서 작가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동네 쓰레기 불법투기 집중지역(?)에 쓰레기가 없다면 지나가다 쉬어갈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로 멋들어진 평상과 파라솔을 설치하거나 마을의 70대 어르신들과 뜬금없이 자화상을 그리는, "불법적(?)이지 않는 선에서 작가들만의 상상력으로 재밌는 장난을 치며 이 지역을 색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도록 장치를 만드는 것"이다.(레지던시 참여작가 김동희 인터뷰 중)

불법적이지 않는 선에서 작업한 작가들의 부업활동 모습불법적이지 않는 선에서 작업한 작가들의 부업활동 모습
▲ 불법적이지 않는 선에서 작업한 작가들의 부업활동 모습
 
그렇다고 대단한 수익 창출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름과 개념은 정말 매력적인데 그 실체가 무엇인지는 지금부터 하나하나 만들어가야 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쨌든 ‘뻔하지 않은’ 작업으로 "동료작가의 작업 생활 연장"(레지던시 참여작가 이능재 인터뷰 중)을 하기 위해 또 다른 작업 구상으로 머리를 맞대고 있으니 유의미한 일이다.

지역 예술의 접점에서 가시화되는 예술프로젝트 

㈜디포그 전경과 회사에 자리잡은 ‘사슴사냥’ 모습
 
▲ ㈜디포그 전경과 회사에 자리잡은 ‘사슴사냥’ 모습
 
올해로 운영 3년째에 접어든 사슴사냥 레지던시 프로젝트는 삼정동이라는 지역에서 2010년 가동을 멈춘 소각장과 디포그 기업을 기반으로 지역공동체의 삶과 직접 연관된 이슈를 소통하며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것이 사슴사냥이 다른 레지던시와 변별되는 지점이기도 한데, 지역과의 연계라는 것이 서류상에 존재하는 가치가 아니라 지역이 갖고 있는 이슈가 워낙 분명하게 존재하고 창작이 이루어지는 현장이 기업의 사무 공간과 맞닿아 있으므로 이 모든 공간은 작가에게 분명히 작업의 소재로서 영향력을 미친다.

커뮤니티 아트라는 작업이 공간과 사람 사이에 젖어 들지 않고는 오롯이 나의 것으로 표현될 수 없어 커뮤니티 사슴사냥에서 2014년 진행한 ‘삼정동 능재프로젝트’는 삼정동으로 터전을 옮겨 마련한 월세방에 이름을 붙이며 작가 스스로 주민이 되는 것에서부터 비롯했다. 작가와 주민이 함께 작업하는 커뮤니티 아트로 공감대를 이끌어낸 작업 과정을 오는 12월 12일 하루 동안 <시비시비전-시비걸어주세요. 네?>라는 타이틀로 삼정동 소각장 관리동과 마당에서 전시와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정동 소각장이 지난 4월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프로젝트로 선정되면서 문화공간으로 재생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들이 이루어 질 예정인데 <시비시비전-시비걸어주세요. 네?> 전시는 비워진 소각장에서 자발적으로 행해지는 첫 번째 예술행위라는 데 의미가 크다.
 

사슴사냥 레지던시는 계속 실험 중 

 
레지던시를 시작한 첫해부터 작가 몇몇은 ㈜디포그의 카탈로그 제작에 참여하게 되었다. 회사의 이미지를 고려한 대화 상대자로서 자연스럽게 결합을 하게 된 레지던시 작가들은 카탈로그 제작에 필수적인 로고, 디자인, 사진, 회사이념, 기업 재정비의 과정에 함께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재미있게도 기업의 모든 제품을 종류별, 특징별로 제일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기업직원보다도 포토그래퍼인 박명래 작가였다. 카탈로그 인쇄를 내일모레로 앞두고 새로운 로고의 탄생을 축하하며 맥주를 마시다가 먹고 있던 잔에 그려진 맥주 회사 로고가 갑자기 박명래 작가의 눈에 들어왔다. 새로 완성한 로고와 맥주 회사의 로고가 거의 흡사했기 때문이다. 그 순간 모든 작업은 로고 작업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사슴사냥 레지던시의 작가 결합 방식은 해를 더할수록 작가 공모의 방식을 지양, 축소하고 작가 커뮤니티로 확대하고 있다. 대부분 공모 방식으로 작가를 선정하는 여느 레지던시들과는 다른 방식이다. 기업과 지역을 통섭하는 과정에서 작가들의 공동체성이 강화되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래서 작가 결합을 결정할 때 작가의 작업을 가장 우선시하면서도 같은 선상에서 커뮤니티에 적절한 사회성,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의 동질감, 적절한 연령과 지역의 안배까지도 고려한다. 이것이 참여 작가 결정을 공모 방식으로 하지 않는 이유이며, 또한 작가들의 공동체성을 강화시키는 결과이기도 하다. 이렇게 구성된 작가들은 각자의 실험을 하고 ‘레지던시 사슴사냥’의 사냥꾼 간의 공동체성을 강화하며 또 다른 자립적 구조 ‘커뮤니티 사슴사냥’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2013년 사슴사냥 레지던시 프로젝트 ‘오픈스튜디오 & TIME LINE’ 모습2013년 사슴사냥 레지던시 프로젝트 ‘오픈스튜디오 & TIME LINE’ 모습
 
▲ 2013년 사슴사냥 레지던시 프로젝트 ‘오픈스튜디오 & TIME LINE’ 모습
 
 
대안공간 아트포럼리의 레지던시 사슴사냥에게 공간이란 유목민의 게르와 같다. 기업의 흥망성쇠로 인해 불가피하게 공간이 사라지더라도 레지던시 사슴사냥은 커뮤니티 사슴사냥으로 이어져 자생의 구조를 찾아가는 실험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사진 제공_대안공간 아트포럼리
 
프로필사진_이훈희 필자소개
이훈희는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였다. 작가들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구상하며 경기도 부천에서 2003년 대안공간 아트포럼리를 설립했다. 대안공간 아트포럼리의 대표이자 아트디렉터로서 다수의 기획전, 신진 작가 발굴, 중견작가 초대전, 지역 교류전 등을 기획하고 레지던시 사슴사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대안공간네트워크 이사, 대안공간네트워크 협의회 이사, Pisaf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weekly 예술경영              
 
출처: 예술경영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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