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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공간] 수원 제작놀이공간 '다시' (예술경영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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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성예총 댓글 0건 조회 1,399회 작성일 : 1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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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우리 동네 쉼터
<제작놀이공간 다시>는 수원시 지동마을 도시재생사업 과정에서 버려진 건축 자재를 활용하여 탄생한 공간이다. 마을이 간직한 근현대 유산을 기록하면서, 지역 복합 문화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숨 돌릴 시간도, 공간도 넉넉지 못한 일상. 건강한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는 제작 공방을 추구하는 <제작놀이공간 다시>는 ‘아기자기함’과 ‘소소한 재미’를 추구하는 동네 쉼터다.
 

경계에 자리 잡다

수원 지동은 화성의 동쪽 바깥 지역이다. 창룡문에서 남쪽으로 성의 바깥벽을 따라 100여 미터쯤 걷다 보면 왼편으로 제작놀이공간 '다시'에 이른다. 성벽을 접한 넉넉한 뒷마당은 마을 주민들이 가꾸는 텃밭에 접해 있고, 한편에는 이웃문화협동조합(이하 이·문·협)의 각종 기자재를 보관하는 작은 컨테이너가 있다. 실내에서 바깥을 보면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뒷마당이고, 낮은 구릉에 빽빽하게 들어선 오래된 건물들이 앞마당이다. 제작놀이공간 '다시'는 그 경계선상에 있다.

성벽은 이쪽과 저쪽을 분할함으로써 존재한다. 한동안 철옹성은 성을 향해 질주하는 힘들을 정지시키는 권력이자 성 밖을 영토로 만들려는 제국의 꿈이 시작되는 지점이었다. 그 어떤 것도 넘지도 부수지도 못하는 성의 바깥은 추방당한 자, 몫 없는 자들의 거주 공간이었으며, 그들 중에는 이민족이거나 이교도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지금의 지동은 한국전쟁과 산업화 이후에 유입된 주민들이 지은 오래된 집들로 즐비하다. 좁은 골목들이 구불구불 이어진 지동은 주로 도시 빈민과 독거노인들은 물론 상당수의 이주민들이 거주하는 곳이다. 그래서 시절은 바뀌었지만 성안과 밖의 구도는 변함없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질주하는 시간들과 기관들이 근대를 지배하면서 성은 제 역할을 끝내고, 세계문화유산으로 관람의 대상이 되었다. 질주하는 것들의 무덤을 상징했던 역할을 끝낸 성은 이제 새로운 경계를 상징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 도심과 낡은 거주지, 근대 초기의 개인화된 삶의 양식과 새로운 도시공동체적 삶의 양식을 요구하는 시절이 마주한 대차대조표 같다. 상징으로서 화성은 과거와 현재, 빈자와 부자의 분할이 뒤섞인 채 도시 공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요구한다. 이곳에서 이·문·협은 도시 공간과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요구하는 시간의 경계이자 그 이해에 상응하는 삶의 양식을 실험하는 역할을 떠안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런 의미에서제작놀이공간 '다시'는 그동안 이·문·협이 고민해왔으나 이루지 못한 실험들을 위해 만들어진 전진기지인 셈이다.
 
 
화성 성벽 위에서 바라본 <제작공간 다시> 전경(왼쪽)과 뒷마당에서 진행된 공간 개소식(오른쪽)
▲ 화성 성벽 위에서 바라본 제작공간 '다시' 전경(왼쪽)과 뒷마당에서 진행된 공간 개소식(오른쪽)
 

복합문화공간을 꿈꾼다

제작놀이공간 '다시' 안으로 들어서면 조리실 겸 식당이 있고, 회의실 겸 제작 공간으로 사용하는 방 두 개가 보인다. 이 두 개의 방은 도예 수업이나 펠트 제작, 수제 맥주 만들기 등 조합원들이 각종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교실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문화 강좌가 열리거나 회의 공간이 되거나 어떤 때는 식당이나 주점이 되기도 한다. 앞마당에서는 목공 교실이 열린다. 언제일지 모르나 음식 솜씨 좋은 동네 할머니가 조합원이 되면 화성 나들이를 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국숫집으로 변신할 날도 올 것이고, 어쩌면 올해 안으로 핑퐁음악다방 2호점이 이곳에 분점을 차릴지도 모른다.

제작놀이공간 '다시'는 정체성이 없는 공간이다. 이·문·협의 조합원들은 이 공간을 한 가지 기능으로 고정된 공간이 아닌 무한 변신을 거듭할 수 있기를 바라고 만들었다. 비록 몇 평되지 않는 넓이여서 으리으리한 도심의 문화시설처럼 여러 기능의 공간들로 채워지지 못하지만, 좁기 때문에 기능적 정체성에 고정되어서는 이·문·협의 여러 문화실험을 담아낼 수 없다. 마치 여름이면 식사 공간이었다가 가을이면 타작마당 또는 잔치 마당이었다가 장례식장이 되는 것처럼,제작놀이공간 '다시'의 유동적 정체성은 조합원들의 가치관을 그대로 담고 있다. 공부하는 장소였다가 문화 체험의 교실이자 제작 공간이 되었다가 조합원은 물론 동네 주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공연장이 될 수도 있고, 이·문·협의 브랜드인 오·아·페(오가닉 아트 페스티벌)로 변신하여 문화장터가 될 수도 있다. 이곳에서 복합이란 여러 공간이 모인 곳이 아니라 하나의 공간이 자유자재로 변신함으로써 여러 기능을 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동네 주민 및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도예 워크숍(왼쪽)과 목공 워크숍(오른쪽) 모습
▲ 동네 주민 및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도예 워크숍(왼쪽)과 목공 워크숍(오른쪽) 모습
 

재생은 창조를 통해 지속 가능하다

또한 이곳제작놀이공간 '다시'의 터(수원시 창룡문로 111번길 55)는 화재로 인해 폐가된 이후 흉물스럽게 놓여 있어 주민들이 계속해서 지자체에 개선 조치를 요청해온 곳이다. 처음 가 본 이곳은 너무 오래 방치된 탓에 너무 심하게 손상된 상태였다. 쓰레기로 가득해 공간 안으로 들어가기조차 힘들었으며, 벽은 다 허물어져 형체도 분간하기 힘들었고, 지붕은 제 기능을 못할 정도로 훼손돼 있었다. 그러나 수원 화성에 접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고, 넓은 느티나무 그늘이 있어 그 아래 평상이 설치되어 주민들이 쉬어 가는 명소여서 매우 탐나는 곳이었다. 이곳을 제작놀이공간 '다시'로 바꾸고자 시도했을 때 주민들을 비롯하여 동사무소의 협력 그리고 기꺼이 재능을 기부하여 주신 건축사사무소의 도움이 없었다면 새로운 장소로 탈바꿈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공사가 시작되자 이제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예산과 인력 부족이 문제였다. 자금은 물론이고 이웃문화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대다수가 여성이어서 쓰레기를 치우고 벽체를 허는 일도 버거웠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텀블벅을 통해 모금운동이 시작되자 많은 사람들이 모금에 참여해 울력했다, 공사는 힘들었지만 착착 진행되었고, 우리는 이곳에 지동의 기억을 저장하는 공간이자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다시 살린다는 의미로 ‘다시’라는 이름을 붙였다. '다시'의 재생 과정이 새롭게 관계를 맺은 사람들의 상호부조와 가치 투자였던 것처럼, '다시'는 도시 공간의 재생이 관계의 창조를 통해 가능하다는 협동조합의 기본 원리를 구현하는 가운데 탄생했다. 이제제작놀이공간 '다시'는 지동 주민들의 기억과 이야기를 수집하는 ‘마을 박물관’이자 축제의 자원이 모이고 순환하는 장소가 될 것이다.
 
공간 탄생 과정(시계 방향 순으로)
▲ 공간 탄생 과정(시계 방향 순으로)
 

도시의 중심을 세우는 제작놀이

공간의 재탄생은 단지 재생을 통한 지속을 뜻하는 것만은 아니다. 과거에 집을 짓는 일은 우주의 중심을 세우는 것에 비견되는 신성한 작업이었다. 오늘날 의미는 변했지만 집을 짓는 일은 공간의 질서를 바꾸는 창조의 작업이다. 새로운 가치를 세우고 질서를 구할 때, 그것을 창조라고 못 부를 이유가 없다. 단절된 삶의 양식을 해체하여 마을을 축제의 공간으로 만들고, 스러지고 낡아가는 것에 여럿이 함께 혼을 불어넣어 되살리며, 머물지 않는 정체성으로 관계의 영역을 넓혀가는 만큼, 단일하고 균질적인 공간에 갇히지 않는 삶 역시 그만큼 실현될 것이다. 삶의 가치를 담은 공간을 창조하는 ‘조물주’들이 수원 지동에 있다. 그들의 파란만장 분투기의 1장이 지동 한복판에 이·문·협·을 세운 것이었다면,제작놀이공간 '다시'는 1막 2장을 여는 사건의 공간이 되어 사람들을 기다린다.
 
 
사진제공_이웃문화협동조합
 

 
프로필사진_곽봉재
필자소개
곽봉재는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다. 현대시를 전공했으며 사는 곳에서 마을인문학 공동체 <문탁네트워크>의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학교에서는 <시민교육>을 가르치고 고민하며, <이·문·협>에서는 사업 감사로 함께 조합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세상이 사람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세상을 사는 시절을 위해 사유하고 실천하고자 교수와 학생이 함께하는, 경희대학교 실천교육센터 <품>의 운영진으로 주로 활동 중이다.
 

 
<제작놀이공간 다시>는 수원시 지동마을 도시재생사업 과정에서 버려진 건축 자재를 활용하여 탄생한 공간이다. 마을이 간직한 근현대 유산을 기록하면서, 지역 복합 문화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숨 돌릴 시간도, 공간도 넉넉지 못한 일상. 건강한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는 제작 공방을 추구하는 <제작놀이공간 다시>는 ‘아기자기함’과 ‘소소한 재미’를 추구하는 동네 쉼터다.

경계에 자리 잡다

수원 지동은 화성의 동쪽 바깥 지역이다. 창룡문에서 남쪽으로 성의 바깥벽을 따라 100여 미터쯤 걷다 보면 왼편으로 제작놀이공간 '다시'에 이른다. 성벽을 접한 넉넉한 뒷마당은 마을 주민들이 가꾸는 텃밭에 접해 있고, 한편에는 이웃문화협동조합(이하 이·문·협)의 각종 기자재를 보관하는 작은 컨테이너가 있다. 실내에서 바깥을 보면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뒷마당이고, 낮은 구릉에 빽빽하게 들어선 오래된 건물들이 앞마당이다. 제작놀이공간 '다시'는 그 경계선상에 있다.

성벽은 이쪽과 저쪽을 분할함으로써 존재한다. 한동안 철옹성은 성을 향해 질주하는 힘들을 정지시키는 권력이자 성 밖을 영토로 만들려는 제국의 꿈이 시작되는 지점이었다. 그 어떤 것도 넘지도 부수지도 못하는 성의 바깥은 추방당한 자, 몫 없는 자들의 거주 공간이었으며, 그들 중에는 이민족이거나 이교도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지금의 지동은 한국전쟁과 산업화 이후에 유입된 주민들이 지은 오래된 집들로 즐비하다. 좁은 골목들이 구불구불 이어진 지동은 주로 도시 빈민과 독거노인들은 물론 상당수의 이주민들이 거주하는 곳이다. 그래서 시절은 바뀌었지만 성안과 밖의 구도는 변함없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질주하는 시간들과 기관들이 근대를 지배하면서 성은 제 역할을 끝내고, 세계문화유산으로 관람의 대상이 되었다. 질주하는 것들의 무덤을 상징했던 역할을 끝낸 성은 이제 새로운 경계를 상징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 도심과 낡은 거주지, 근대 초기의 개인화된 삶의 양식과 새로운 도시공동체적 삶의 양식을 요구하는 시절이 마주한 대차대조표 같다. 상징으로서 화성은 과거와 현재, 빈자와 부자의 분할이 뒤섞인 채 도시 공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요구한다. 이곳에서 이·문·협은 도시 공간과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요구하는 시간의 경계이자 그 이해에 상응하는 삶의 양식을 실험하는 역할을 떠안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런 의미에서제작놀이공간 '다시'는 그동안 이·문·협이 고민해왔으나 이루지 못한 실험들을 위해 만들어진 전진기지인 셈이다.
화성 성벽 위에서 바라본 <제작공간 다시> 전경(왼쪽)과 뒷마당에서 진행된 공간 개소식(오른쪽)
▲ 화성 성벽 위에서 바라본 제작공간 '다시' 전경(왼쪽)과 뒷마당에서 진행된 공간 개소식(오른쪽)

복합문화공간을 꿈꾼다

제작놀이공간 '다시' 안으로 들어서면 조리실 겸 식당이 있고, 회의실 겸 제작 공간으로 사용하는 방 두 개가 보인다. 이 두 개의 방은 도예 수업이나 펠트 제작, 수제 맥주 만들기 등 조합원들이 각종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교실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문화 강좌가 열리거나 회의 공간이 되거나 어떤 때는 식당이나 주점이 되기도 한다. 앞마당에서는 목공 교실이 열린다. 언제일지 모르나 음식 솜씨 좋은 동네 할머니가 조합원이 되면 화성 나들이를 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국숫집으로 변신할 날도 올 것이고, 어쩌면 올해 안으로 핑퐁음악다방 2호점이 이곳에 분점을 차릴지도 모른다.

제작놀이공간 '다시'는 정체성이 없는 공간이다. 이·문·협의 조합원들은 이 공간을 한 가지 기능으로 고정된 공간이 아닌 무한 변신을 거듭할 수 있기를 바라고 만들었다. 비록 몇 평되지 않는 넓이여서 으리으리한 도심의 문화시설처럼 여러 기능의 공간들로 채워지지 못하지만, 좁기 때문에 기능적 정체성에 고정되어서는 이·문·협의 여러 문화실험을 담아낼 수 없다. 마치 여름이면 식사 공간이었다가 가을이면 타작마당 또는 잔치 마당이었다가 장례식장이 되는 것처럼,제작놀이공간 '다시'의 유동적 정체성은 조합원들의 가치관을 그대로 담고 있다. 공부하는 장소였다가 문화 체험의 교실이자 제작 공간이 되었다가 조합원은 물론 동네 주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공연장이 될 수도 있고, 이·문·협의 브랜드인 오·아·페(오가닉 아트 페스티벌)로 변신하여 문화장터가 될 수도 있다. 이곳에서 복합이란 여러 공간이 모인 곳이 아니라 하나의 공간이 자유자재로 변신함으로써 여러 기능을 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동네 주민 및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도예 워크숍(왼쪽)과 목공 워크숍(오른쪽) 모습
▲ 동네 주민 및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도예 워크숍(왼쪽)과 목공 워크숍(오른쪽) 모습

재생은 창조를 통해 지속 가능하다

또한 이곳제작놀이공간 '다시'의 터(수원시 창룡문로 111번길 55)는 화재로 인해 폐가된 이후 흉물스럽게 놓여 있어 주민들이 계속해서 지자체에 개선 조치를 요청해온 곳이다. 처음 가 본 이곳은 너무 오래 방치된 탓에 너무 심하게 손상된 상태였다. 쓰레기로 가득해 공간 안으로 들어가기조차 힘들었으며, 벽은 다 허물어져 형체도 분간하기 힘들었고, 지붕은 제 기능을 못할 정도로 훼손돼 있었다. 그러나 수원 화성에 접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고, 넓은 느티나무 그늘이 있어 그 아래 평상이 설치되어 주민들이 쉬어 가는 명소여서 매우 탐나는 곳이었다. 이곳을 제작놀이공간 '다시'로 바꾸고자 시도했을 때 주민들을 비롯하여 동사무소의 협력 그리고 기꺼이 재능을 기부하여 주신 건축사사무소의 도움이 없었다면 새로운 장소로 탈바꿈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공사가 시작되자 이제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예산과 인력 부족이 문제였다. 자금은 물론이고 이웃문화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대다수가 여성이어서 쓰레기를 치우고 벽체를 허는 일도 버거웠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텀블벅을 통해 모금운동이 시작되자 많은 사람들이 모금에 참여해 울력했다, 공사는 힘들었지만 착착 진행되었고, 우리는 이곳에 지동의 기억을 저장하는 공간이자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다시 살린다는 의미로 ‘다시’라는 이름을 붙였다. '다시'의 재생 과정이 새롭게 관계를 맺은 사람들의 상호부조와 가치 투자였던 것처럼, '다시'는 도시 공간의 재생이 관계의 창조를 통해 가능하다는 협동조합의 기본 원리를 구현하는 가운데 탄생했다. 이제제작놀이공간 '다시'는 지동 주민들의 기억과 이야기를 수집하는 ‘마을 박물관’이자 축제의 자원이 모이고 순환하는 장소가 될 것이다.
공간 탄생 과정(시계 방향 순으로)
▲ 공간 탄생 과정(시계 방향 순으로)

도시의 중심을 세우는 제작놀이

공간의 재탄생은 단지 재생을 통한 지속을 뜻하는 것만은 아니다. 과거에 집을 짓는 일은 우주의 중심을 세우는 것에 비견되는 신성한 작업이었다. 오늘날 의미는 변했지만 집을 짓는 일은 공간의 질서를 바꾸는 창조의 작업이다. 새로운 가치를 세우고 질서를 구할 때, 그것을 창조라고 못 부를 이유가 없다. 단절된 삶의 양식을 해체하여 마을을 축제의 공간으로 만들고, 스러지고 낡아가는 것에 여럿이 함께 혼을 불어넣어 되살리며, 머물지 않는 정체성으로 관계의 영역을 넓혀가는 만큼, 단일하고 균질적인 공간에 갇히지 않는 삶 역시 그만큼 실현될 것이다. 삶의 가치를 담은 공간을 창조하는 ‘조물주’들이 수원 지동에 있다. 그들의 파란만장 분투기의 1장이 지동 한복판에 이·문·협·을 세운 것이었다면,제작놀이공간 '다시'는 1막 2장을 여는 사건의 공간이 되어 사람들을 기다린다.
사진제공_이웃문화협동조합
프로필사진_곽봉재 필자소개
곽봉재는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다. 현대시를 전공했으며 사는 곳에서 마을인문학 공동체 <문탁네트워크>의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학교에서는 <시민교육>을 가르치고 고민하며, <이·문·협>에서는 사업 감사로 함께 조합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세상이 사람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세상을 사는 시절을 위해 사유하고 실천하고자 교수와 학생이 함께하는, 경희대학교 실천교육센터 <품>의 운영진으로 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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